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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를 나타내는 영어에는 shareholder와 stakeholder 두 가지가 있습니다만, 사실 두 단어의 뜻은 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주식 거래를 통해 수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쓰는 단어는 shareholder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투자 패턴은 자연스레, 그리고 비교적 단기간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회사의 '몫'을 나눠지고, 회사의 운명을 함께 나눈 사람은 stakeholder라고 합니다. 보통 한국말로는 이해관계자라고들 표현하지요. 이들은 회사와의 공동 운명체로, 회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단순한 영리활동에 대한 관심 보다 훨씬 더 큰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들의 투자 패턴은 자연스레, 그리고 비교적 장기간에 해당됩니다. 이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주주는 물론, 직원, 하청업체, 그들의 가족 등 회사가 무너지면 함께 무너지는 사람과 조직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shareholder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순간에는 자연스레 stakeholder가 되지만, 주식을 매도하고 나서는 stakeholder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stakeholder도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shareholder가 되겠지만 반드시 주식을 보유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주주나 직원의 가족과 같이 회사와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를 나눠지고 있는 모든 이들이 이에 해당되기 때문이죠.
저는 셀트에 투자한지 4년 밖에 안된 주린이에 불과합니다만, 여기 계신 많은 분들이 셀트와 함께 희노애락을 나눠가지신 분들입니다. 셀트에는 50%가 넘는 개인 주주분들이 있으시죠. 이 분들은 회장님의 sos를 외면하지 않고 어려운 시기에 회사를 지켰고, 대한민국 역사에 남을 코스피 상장을 이뤄내신 분들이며, 무엇보다 상당히 많은 분들이 장기투자 하시는 분들입니다. 회사에 대한 이 분들의 애정은 아마 다른 종목의 투자자보다 훨씬 더 클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분들은 단순 shareholder일까요 stakeholder일까요?
우리는 회사의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고, 회사는 그 투자를 발판삼아 영리활동을 하게됩니다. 지금의 많은 주주 분들이 답답한 것은 stakeholder로서 회사에 대한 애정이 큰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일 것이며, 둘째로는 우리는 회사의 운영, 성장, 발전에 젖줄 역할을 하는 투자의 주체자이자 회사의 주인인데, 주인에게 위임 받은 권한을 가지고 있는 회사와 경영진이 되려 주인과의 소통을 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이를 상대적 박탈감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주가가 다소 떨어져도, 여타 기업들처럼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보지 못해도 어쩌면 우리는 괜찮을 것입니다. 만약 회사가 우리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고 운명공동체인 stakeholder로 상대해준다면 말이죠. 주식회사에서 회사가 망하면 그 책임은 오롯이 주주이 지게 됩니다.
어려울 때만 살려 달라고 잡아주기 바라는 손을 애타게 내미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잘 나갈 때, 이전보다 성장했을 때, 누가 봐도 한 단계 성숙했다고 느꼈을 바로 지금, 조금이라도 이익을 공유하고 어려울 때를 생각하며 함께 정보와 힘을 나누는 것. 운명 공동체로서의 stakeholder로 대우해주는 것. 그거 하나면 어쩜 우리 주주들은 충분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회사와 운명 공동체인 stakeholde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