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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위험 큰 폭으로 낮춘 데이터로 새로운 표준치료 가능성 높여
세계 최대 암학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 2021)'가 4일(현지시간) 본격 개막했다. ASCO 2021은 종양 전문의, 연구원, 글로벌 제약사 임직원이 대거 참여하는 가운데 비대면(온라인)으로 오는 8일까지 열리게 된다.
이번 학회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경쟁하듯 주력 치료제들의 새로운 데이터를 공개하는 모습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PARP 억제제 '린파자(올라파립)'는 난소암에 이어 유방암에서도 다양한 적응증 확대를 예고했다.
ASCO에서 린파자는 고위험 HER2 음성 '조기 유방암'에서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위약 대비 42%나 줄였다.
이와 같은 OlympiA 3상 결과는 미국 전체 유방암 환자 중 약 5%를 차지하는 BRCA 1/2 돌연변이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근치적 국소 치료 및 보조 화학요법을 완료한 BRCA 변이 양성 HER2 음성 고위험 조기 유방암 보조요법(1년)이 적응증이다.
3년 동안 린파자 환자는 약 85.9%가 질병 진행 없이 생존했고, 위약 그룹은 77.1%였다.
2.5년의 중간 분석시, 생존기간 연장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데이터가 나오진 않았지만 사망위험이 32% 감소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전반적인 생존 데이터를 얻기 위해 연구를 계속 진행되고 있다.
앞서 릴리의 CDK4/6 억제제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는 고위험 HR 양성 HER2 음성 조기 유방암 보조요법으로 암 재발 위험을 25.3% 감소시킨 바 있다.
BMS는 '옵디보(니볼루맙)'를 앞세워 '식도 편평세포암(esophageal squamous cell carcinoma, ESCC)'에 도전했다.
CheckMate-648 임상에서 13개월의 중간 추적 결과, 화학요법 대비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은 사망 위험을 26%나 줄였고, 여보이-옵디보 병용은 22% 감소했다.
옵디보와 화학요법 병용군은 15.4개월의 생존기간 중간값을 기록했고, 옵디보-여보이 군은 13.7개월이었다. 단독 화학요법군은 9.1개월의 중간값을 보였다.
이들 조합은 PD-L1 양성 환자군에서 개선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PD-L1 발현율이 1% 이상인 환자의 사망위험 감소는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이 46%, 옵디보-여보이 병용이 36%였다. 반응률은 옵디보와 화학요법군이 47%, 옵디보와 여보이는 28%였다.
이와 비슷하게 지난 3월 MSD의 '키트루다(펨프롤리주맙)'는 새로 진단받은 식도암에 FDA 승인을 받았다. Keynote-590 임상에 등록된 ESCC 환자 중 키트루다+화학요법은 화학요법보다 사망위험을 28% 줄였다. PD-L1 양성인 ESCC 환자의 경우 위험 감소폭이 43%로 확대됐다.
이번엔 '신장암'이다. 2017년 화이자의 '수텐(수니티닙)'은 수술 후 고위험 신장암 환자에서 종양이 재발하지 않도록 돋는 용도로 FDA 승인된 바 있다.
그렇지만 효능과 안전성에 아쉬움이 있었다. 수텐은 관련 임상에서 3급 이상 부작용 발생률 60%이었고, 약 28%의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했다.
키트루다는 이 부분을 Keynote-564 임상으로 채웠다. 수술 후 키트루다 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위약에 비해 질병이 재발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32%나 줄었다. 약 2년동안 키트루다를 투여받은 환자의 77.3%가 생존하고 질병이 없는 상태로 남아있는 반면, 위약 그룹은 68.1% 수준이었다.
면역항암제가 고위험 신장암 환자들에게서 생존율 개선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FDA로부터 승인된다면 키트루다는 투명 세포 신장암(Clear cell Renal Cell Carcinoma, ccRCC)의 새로운 표준치료가 될 수 있다. 신세포암의 약 70%는 ccRCC다.
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 '킴리아(티사젠렉류셀)'는 재발성/불응성 '소포성 림프종(Follicular lymphoma, FL)'을 대상으로 한 Elara 연구를 공개했다.
소포성 림프종은 두 번째로 흔한 형태의 림프종이다. 이 종양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공격적이 돼 치료에 대한 내성이 높아진다.
연구 결과, 1회 킴리아를 투여받은 환자 97명 중 86%가 반응했고, 66%는 11개월간의 중간 추적 기간 결과 완전 반응을 보였다.
이들에게서는 CAR-T 요법과 관련된 3-4등급의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CRS)이 보고되지 않았다. 1급 또는 2급의 CRS는 49%였다.
1급 또는 2급의 신경학적 부작용은 환자의 9%에서 발생했고, 4급 신경학적 부작용 환자 1명은 회복됐다.
노바티스는 임상에 참여한 3명의 환자가 사망했지만, 이는 병의 진행으로 인한 것이지 치료로 인한 사망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 다른 CAR-T 치료제 길리어드의 '예스카타(악시캅타진 실로류셀)'는 지난 3월 재발 및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에 FDA 승인받았다.
K-바이오, ASCO서 항암 신약 임상결과 공개… 유한·한미 등 발표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병용 임상… 타그리소 내성 환자 대상
한미약품, 대장암·폐암 변이치료제 병용 임상 1상 결과 발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세계 최대 암학회인 미국 임상종양학회(이하 ASCO)에서 주요 항암 신약 임상결과를 발표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제약사와의 기술수출 등의 성과도 이어질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SCO는 매년 암전문의, 연구원, 글로벌 제약사 임직원 등 4만여명이 참석하는 국제적인 학회다. 올해는 4일부터 8일까지(현지시간) 온라인 비대면으로 개최된다.
올해 참석하는 국내 기업 가운데 주목받는 곳은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이 꼽힌다.
유한양행은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국내명 렉라자)'와 얀센의 '아미반타맙' 병용 1·1b상 중간결과를 발표한다. 이를 통해 대표적인 폐암 신약인 '타그리소' 내성 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를 확인한다.
초록에 따르면 타그리소 복용 후 내성이 생긴 환자 45명을 대상으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을 병용 투여한 결과, 완전 반응(CR)을 보인 1명과 부분 반응(PR)을 보인 15명을 포함해 총 16명이 치료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대장암·폐암(NRAS) 변이치료제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의 병용투여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한다. 한미약품은 벨바라페닙을 지난 2016년 제넨텍에 기술수출한 바 있다.
초록 내용을 보면 NRAS 돌연변이 흑색종 환자 13명 중 5명이 부분 반응이 나타났고 객관적 반응률(ORR)은 38.5%였으며, 평균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7.3개월이었다.
바이오기업들도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결과를 공개한다. 제넥신은 자궁경부암 치료 신약으로 개발 중인 DNA 치료 백신 'GX-188E'와 MSD의 면역관문 억제제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GX-188E와 키트루다 병용군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지난해 44%에서 31.3%로 낮아졌다.
메드팩토는 항암신약 '백토서팁'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병용 투여한 임상 1b/2a상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33명의 환자 중 5명이 부분 반응에 도달하면서 객관적반응률은 15.2%였다.
셀리드는 자궁경부암 면역치료백신 'BVAC-C'에 대한 임상 2a상 시험 결과를 발표한다.
네오이뮨텍은 재발·불응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NT-I7과 키트루다의 병용 1b·2a 임상 중 1b상의 결과를 발표하고, 교모세포종(HGG)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 치료인 화학 방사선 치료와 NT-I7를 병용투여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ASCO 초록에 따르면 투자자들을 설레게 할 데이터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ASCO에서 추가 업데이트된 데이터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