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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도 팔기도 쉽지 않은 투자자 심리는 이날 증시의 각종 지표로 드러났다. 거래대금은 3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거래량도 4억주 초반대로 감소하는 등 시장의 깊이가 얕아졌다. 지수는 1176선에서 1193선 사이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고, 투자 주체의 매매가 위축된 가운데 프로그램의 매매 동향에 휘둘렸다.
외국인 매도가 크게 축소됐지만 하루 거래를 두고 22일동안 이어진 순매도 행진이 곧 일단락될 것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무리다.
◇ 인내심이 필요하다
증시 전문가는 적어도 이번 한 주 동안 지수가 60일선과 20일선 사이에서 박스권 등락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60일선이 두 차례에 걸쳐 지지를 받은 만큼 아래로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낮고, 상승 하더라도 1200선 근처에서는 차익실현을 하고 싶은 투자자들이 나서면서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수가 3일 연속 상승하며 1180선을 지키고 있지만 60일 이동평균선인 1150선에 대한 시험이 한 두 차례 더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예상이다.
문제는 지수 움직임을 한 쪽 방향으로 몰고 갈 만한 재료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미국 증시도 혼조 양상을 보이면서 장중 주가 등락이 커 베팅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는 내달 초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는 적극적인 매매에 나서기 보다 인내하는 태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장득수 태광투신 상무는 "이쯤에서 사자니 오를 수 있는 종목이 잘 안보이고, 팔고 나가자니 주가 움직임이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박스권 안에서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장득수 상무는 "팔기도 사기도 어려운 투자자 심리가 거래량이나 거래대금 위축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주부터 월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외국인이 이를 매도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프로그램 매수 유입으로 인해 지수가 1.8% 급등한데 이어 이날 프로그램 매도에 따라 장중 약세를 보이는 등 프로그램 동향에 지수가 등락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인내심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최근 3일동안의 지수 상승은 1240선에서 1140선까지 가파르게 하락한데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가 60일선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근처까지 하락할 경우 상승에 대비한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시장의 단기 바닥이 60일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적으로 60일선 시험이 이뤄질 수 있으며, 이 때는 상승을 염두에 둔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도 "적립식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며 "상승을 이끄는 힘이 약해도 추가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시의 상승 기조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1150일선에서 중소형 우량주를 축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외국인 매도 줄었지만...
증시가 상승으로 가닥을 잡기 위해서는 결국 외국인 매도가 진정돼야 하고, 이는 해외 증시 안정과 미국 금리인상 속도 완화, 달러화 상승 둔화 등의 조건이 필요한 일이다.
이날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 규모를 크게 줄였고, 장중 순매수를 보이기도 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일단 22일 연속 집중적으로 '팔자'에 나섰던 외국인이 관망하자는 전략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저점을 확인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장인환 사장은 "외국인은 아직 리스크 관리를 지속하고 있으며 바닥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IT나 금융주를 팔고 중소형주를 매수하는 것은 단기 조정장세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90%까지 상승했고, 11월 미국 FRB의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는 등 금리 추이도 불안정하다는 지적이다.
장득수 상무는 "내달 초 FRB가 연방기금 금리를 4.0%로 올리면 이머징마켓과의 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며 "과거 미국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이머징 마켓이 크게 흔들렸던 경험을 미루어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윤세욱 센터장도 "프로그램 매도에도 지수가 상승 마감했고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줄어든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하지만 이날 매매 동향을 근거고 외국인 매매 전략에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비중을 상당 부분 축소한 외국인이 잠시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FOMC가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어떤 코멘트를 내놓는가에 따라 외국인 매도가 다시 증폭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4.90%를 기록, 고점을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60원선으로 상승했으나 지난주말보다 0.2원 높은 1058.1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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