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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요법연구회, ASCO 2025 리뷰...국내 연구진 주도 임상 다수 발표
[의약뉴스] ctDNA를 통해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 전략을 세우고, ADC나 BiTE 등 차세대 항암제를 1차 치료부터 적용하는 정밀의료 패러다임이 실제 임상 현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안진석)는 17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5)에서 발표된 주요 임상 결과를 분석하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회는 이날 간담회에서 최신 항암 치료의 글로벌 동향을 공유하고,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국내 연구진의 주요 성과를 조명했다.
▲ 안진석 회장.
안진석 회장은 “2019년 이후 6년 만에 열리는 뜻깊은 간담회”라며 “ASCO 2025에서 발표된 주요 성과를 통해 향후 암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를 짚어보고, 이를 국내 의료 현장과 어떻게 연결할지 깊이 있게 논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혈액으로 암 치료 전략 결정...정밀의료 핵심, ctDNA
올해 ASCO에서는 혈액 속을 떠다니는 암세포 유래 DNA 조각인 순환종양 DNA(ctDNA, circulating tumor DNA)의 임상적 가치가 한층 뚜렷해졌다. ctDNA는 혈액만으로 암 유전 정보를 분석할 수 있어, 조직검사가 어려운 환자에게 유용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 분자 진단 기술이다.
특히 ctDNA가 단순 예후 예측을 넘어 실제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핵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주목받았다. 대장암 환자 대상 연구(Abstract #3503)는 수술 후 ctDNA로 미세잔존암(MRD) 여부를 확인해 보조항암치료의 필요성과 강도를 조절한 최초의 무작위 임상시험으로 평가받았다.
또한, 기조 강연에서 발표된 유방암 연구에서는 ctDNA를 활용해 기존 영상 검사보다 훨씬 빠르게 치료 반응을 파악하고 조기에 약물치료를 조정함으로써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유의하게 개선한 결과를 보였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는 “ctDNA를 통해 영상 기반 평가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약물 반응을 예측할 수 있어, 임상 의사결정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ADCㆍBiTE, 고형암 표준치료 세대교체 예고
새로운 기전의 항암제들이 임상 현장에 빠르게 표준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올해 ASCO의 주요 흐름이었다.
표적치료제의 선택성과 세포독성 항암제의 강력한 효과를 결합한 항체약물접합체(ADC, Antibody-Drug Conjugate)는 고형암 영역에서 빠르게 1차 치료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대상 DESTINY-Breast09 연구에서는 ADC인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기반 요법이 기존 표준치료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향상시켰다.
혈액암을 넘어 고형암 분야로 빠르게 확장 중인 차세대 면역항암제 BiTE(Bispecific T-cell Engage)와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 역시 주목받았다. 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DeLLphi-304 연구에서는 BiTE 계열 약물 탈라타맙이 전체생존기간(OS)을 의미 있게 향상시켜 새로운 표준치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인근 교수는 “과거 신약이 표준치료로 자리 잡기까지 수년이 걸렸지만, 최근에는 2~3년 내 진료지침에 반영될 만큼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이번 ASCO에서도 혁신 신약들이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임상에 적용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연구진, ASCO서 225건 발표
이번 ASCO 2025에서는 국내 연구자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항암요법연구회는 국내 연구자들이 총 225건의 구연 및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으며, 이 중 연구회 회원이 제1저자 또는 발표자로 참여한 연구는 6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회 주도 임상 4건을 포함해 국내 연구진이 이끈 다수의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았다.
연세암병원 손주혁 교수는 삼중 양성 유방암 환자에서 세포독성항암제 없이 리보시클립ㆍ트라스투주맙ㆍ호르몬치료 병용요법만으로 우수한 효과를 보인 MINI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해 새로운 치료 옵션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대안암병원 박경화 교수는 HER2 표적 치료에 실패한 유방암 환자에서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ㆍ게다톨리십 병용 요법의 고무적인 효과를 입증한 연구자 주도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 외에도 국립암센터 차용준 교수팀은 ctDNA를 활용해 대장암 보조항암치료 강도를 조절하는 연구를, 서울대병원 김범석ㆍ김미소 교수는 희귀 폐육종양암에 대한 면역항암제 기반 치료 가능성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이에 안진석 회장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회원들이 참여한 다양한 연구가 세계적 학술 무대에서 발표되며 한국의 임상연구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환자들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구 기반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의약뉴스http://www.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