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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궁뎅이버섯 술을 마셨네요.
진달래2000
2015/02/24 09:55 (58.229.***.213)
댓글 7개 조회 2,639 추천 21 반대 0


셀트리온 주주님들. 이름이 좀 특이한데 '노루궁뎅이버섯'을 알고 있나요? 인터넷에서 사진으로만 보다가 재작년 추석 얼마 전에 고향 양평에 들렀을 때 버섯 산행에 나섰습니다. 추석 무렵 고향 산에 오르면 능이버섯을 많이 딸 수 있었거든요. 그 날도 능이버섯 군락지를 발견하리라는 기대감에 발걸음도 가볍게 산을 오르기 시작했지요. 그러자 다람쥐가 반갑게 맞이해주는가 싶더니 이내 까치독사가 혀를 낼름거리며 입을 쩍 벌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더군요.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고 버섯도 다 필요없고 그냥 돌아서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습니다. 누나와 동생에게 능이버섯 따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한 말이 떠올라 작대기로 뱀을 쫒아버린 뒤 버섯을 찾아 다시 산을 올랐습니다. 근데요. 능이버섯은커녕 그 흔한 독버섯조차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말라 비틀어져 무슨 버섯인지도 모르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날씨가 가물어 버섯이 나지 않는 듯했습니다. 그렇게 실망하고 또 실망하며 산 정상까지 거의 오르고 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지려고 할 무렵. 저만치 참나무에 하얀 배구공만한 게 달려 있는 게 보였습니다. 놀랍게도 '노루궁뎅이버섯'이었습니다. 노루궁뎅이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그 귀한 버섯을, 그것도 한개가 아니라 서너개를 발견하다니! 산삼을 벌견한 심마니라도 된 듯이 기뻤습니다. 노루궁뎅이버섯은 따기 알맞춤하게 손을 둘어올리면 닿을 높이에 덜려 있었습니다. 조심조심 버섯을 따서 가방에 담아 산을 내려오다가 산밤이 지천으로 떨어져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어찌나 밤이 많은지 바닥이 시뻘겋게 보였습니다. 혼자 밤을 줍다가 안되겠다 싶어 형제들을 불러 함께 주웠지요. 형제들에게 노루궁뎅이버섯을 구경시켜준 후 집으로 돌아와 큼직한 유리병에 노루궁뎅이버섯 술을 담궜습니다. 하얗던 술은 차츰 갈색으로 변해갔고 5개월쯤 뒤 설이 다가와 처가집으로 가져갔습니다. 둘째처형 남편이 담금주를 좋아해서 함께 마실 작정이었지요. 저녁을 먹으며 노루궁뎅이버섯 술을 마셨는데 놀랍게도 장모님께서 술이 맛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마시다 남은 술은 장모님 드시라고 했습니다. 그로부터 2년여 된 오늘. 와인병에 담아 놓은 노루궁뎅이버섯술을 마셨습니다. 그냥 마시고 싶어 몇 잔 마셨더니 기분이 좋습니다. 행복합니다. 참 작년 추석 무렵에도 노루궁뎅이버섯이 생각나 같은 장소에 갔으나 딸 수가 없었습다. 빈 손으로 돌아설 수 없어서 산 위로 위로 찾아 헤맨 끝에 노루궁뎅이버섯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하늘 높이 솟아오른 참나무의 가지에 달라붙어 다람쥐처럼 나무를 타고 올라가 땄지요. 지금 그 버섯은 냉동고에 고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셀트리온 주주 여러분.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진달래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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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동거사 12.28 12:55 (211.36.***.186)
형제간 화목

부모님 봉양

보기 좋습니다.
작성자 진달래2000 12.28 15:07 (58.229.***.213)
undefined 감사합니다
죠낸버티기 12.28 13:38 (183.106.***.135)
면역력 증진..항암효과.. 어찌보면 산삼보다 더 좋은 약재인듯...
심봣는거 맞네요ㅋㅋ
작성자 진달래2000 12.28 15:08 (58.229.***.213)
undefined 감사합니다.
셀미범생 12.28 14:37 (58.235.***.200)
향이 어떤지 궁금네요^^
전 담근술은 복분자가 쥑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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