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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의 시간
뭉게뭉게구름
2021/11/19 16:42 (223.39.***.64)
댓글 45개 조회 7,729 추천 391 반대 86

※ 개인자격으로 쓰는 글이며 다분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1.사냥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얼마 전까지 셀트리온은 자본시장이라는 사냥터에 들어온 우리 주주들에게 꽤나 훌륭한 사냥개였다. 가짜와 거짓말이 난무하는 바이오시장에서 셀트리온은 나름 꾸준하게 의미 있는 숫자들(매출, 영업이익, 성장)을 보여줬다. 물론 주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가라는 사냥감은 때론 만족스럽기도 때론 불만족스러웠지만 이 사냥에 동행하는 셀트리온이라는 사냥개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좋은 개’였다. 


 그런데 얼마 전에 우리의 사냥개 셀트리온이 지금껏 잡아보지도, 생각지도 못한 사냥감을 잡겠다며 뛰쳐나갔다. 사냥에 성공한다면 정말 좋겠지만 오히려 실패한다면 내 소중한 사냥개가 크게 다칠 수도 있다. ‘애초에 말렸어야 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미 내 손을 떠나버린 사냥개를 어떻게 하겠는가.




 2.늑대




 자본시장이라는 우리의 사냥터엔 즐겁게 사냥을 떠나는 우리 주주들과 사냥개인 셀트리온만 있는게 아니다. 호시탐탐 우리의 사냥감을 뺏어가려는 공매도라는 늑대도 있다.


 이 늑대는 우리가 사냥터에 들어온 순간부터 뭐가 그리 마음에 안들었는지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구장창 우리 뒤를 따라 붙고 있다. 초장기엔 이 늑대에게 물려 나와 사냥개 모두 죽을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나약한 상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사냥개가 사냥에 성공해서 사냥감을 물고 돌아오는 순간마다 사냥감의 일부를 약탈해가는 늑대의 행태는 여전히 치가 떨리고 화가 난다. 늑대에게 소리도 쳐보고 위협도 해봤지만 항상 잠시 뿐이었다. 가끔은 매번 늑대에게 사냥감의 일부를 약탈 당하고도 가만히 있는 사냥개의 행동을 의심하곤 했다. 


 ‘사냥개가 늑대를 자주 보더니 이젠 늑대와 친구를 맺은건가? 그래서 늑대의 약탈에 수수방관하는건가?’ 

 진실은 사냥개와 늑대만 알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늑대가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 특히 이번에 사냥개가 물어올 사냥감은 지금까지와는 그 크기와 가치가 다를 것이기에 늑대의 방해 없이 온전히 우리가 누렸으면 좋겠다.




 3.개와 늑대의 시간





 ‘해질녘’ 과 ‘해뜰녘’ 하루에 2번


 을 황혼, 박명의 시간이라고 한다. 프랑스어로는 L'heure entre chien et loup라고 부르는데 이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 ‘개와 늑대의 시간’이다. 실루엣은 보이는데 그 실루엣의 정체가 인간과 친숙한 개인지, 인간의 적인 늑대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시간대나 시기를 뜻하는 말이다.


 나는 셀트리온 주주에게 지금이 바로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바이오신약 개발’이라는 지금껏 생각지도 않았던 큰 사냥감을 잡으러 간 사냥개가 이제 돌아올 시간이다. 

 

 사냥감이 얼마나 큰 지, 잡아 온 사냥감이 정말 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리고 멀리서 보이는 실루엣이 우리의 사냥개인지 늑대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모두가 저 실루엣에 시선을 두고 있다. 평소엔 우리의 사냥에 관심도 갖지 않고 냉소적으로 대하던 분들도 이젠 우리 사냥개의 사냥감이 무엇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나는 우리의 사냥개가 훌륭하게 사냥에 성공하고 돌아오는 것이라고 믿는다. 아니 꼭 그랬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번엔 늑대에게 먹이감의 일부를 약탈당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이번 기회에 늑대가 더 이상 우리의 사냥을 방해하지 말고 떠나버렸으면 좋겠다.


 그런데


 사냥개를 기다리는 무리 중 일부 분들은 


“사냥개가 사냥하면서! 성공했으면 소리를 내던지! 오고 있으면서 신호를 줘야지! 아무 소리도 안내잖아! 주인인 나를 무시하는거야, 뭐야!”


“사냥개 자식 늑대랑 자주 보더니 이제 늑대랑 한 패인 것 같아! 매번 약탈당하는데도 가만히 있잖아!”


 라며 사냥개와 늑대를 싸잡아 혼내자고 말한다.


 사냥개가 잘못이 없다고 말하지 않겠다.

 분명 사냥개의 행동엔 잘못된 부분이 있다.

 그리고 이 부분은 반드시 고쳐야한다. 


 하지만 


 지금이 사냥개를 혼낼 올바른 시점일까?


 모두가 사냥감을 궁금해하며 개와 늑대의 시간에 뚜벅 뚜벅 다가오는 실루엣을 궁금해하는데 우리가 사냥개를 혼내는데 집중한다면 사냥개가 잡아온 사냥감에 대한 관심과 가치가 퇴색 될 것이다.


 나는 혼을 내더라도 사냥감에 대한 온전한 관심을 받고 난 후에 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주주연합회든 비대위든 아니면 개인자격이든 셀트리온이 21년 한 해동안 보여준 주주친화적이지 않은 행동에 대해선 혼을 내고 올바를 방향으로 변화도록 유도하는게 맞다. 하지만 그게 지금은 아니다. 지금 우리가 강력한 투쟁을 한다면 셀트리온이 렉키로나주 수출로 받아야할 관심을 우리가 받게 된다.


 수출이 마무리된 후 회사의 주주가치제고방안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그 때 회사앞에서 강경하게 시위를 하든, 몇 몇분들이 주장하시는 '셀트리오니즘' 책 화형식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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