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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탁동시(啐啄同時)를 꿈꾸며! (Feat. FC바르셀로나)
뭉게뭉게구름
2021/10/04 22:41 (121.178.***.251)
댓글 75개 조회 8,829 추천 565 반대 11





 

 지난 글에서 현재 셀트리온이라는 주식의 주요 주체인 '대주주', '공매도', '개인'의 입장에 대해 부족한 저의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밖으로 드러나는 표면적이고 파편적인 일부 상황을 보고 추측한 것이기에 실제와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위 3주체가 추구하는 '안정적인 지배구조 확립', '최대규모의 물량확보', '수익 추구'라는 목적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난 며칠 간 씽크풀에서 여러주주분들께서 자발적으로 '뭐라도 해보자'라는 생각 아래 여러가지 의견을 제시하고 댓글로 토론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어 부족하지만 상장사 합병을 대하는 저의 작은 견해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1. 고래는 연못에 살 수 없다.




 "지금의 셀트리온은 코스피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기업이다."


 ​모든 생물체는 본인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있습니다. 사자는 초원에서 왕이고 호랑이는 산에서 왕이며 저희 시골집 백구는 시골집 앞마당에서 왕입니다. 셀트리온이 처음 우회상장했을 당시에 '코스닥'이란 환경은 바이오시밀러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하는 모험적인 셀트리온에게 잘 맞는 환경이었습니다. 코스닥은 한국의 벤처투자문화 조성을 위해 형성된 시장이기에 이 시장에 있는 기업을 투자하는 투자자들 역시 어느정도의 리스크를 충분히 짊어질 용의가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모험적인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두 기업이 바로 '셀트리온'과 '카카오'입니다. 


 ​우연인지 필연이지 '셀트리온'과 '카카오'의 성장과정은 너무도 닮은 점이 많습니다. 두 기업 모두 우회상장이라는 방법으로 코스닥 시장에 들어왔고 지독하게도 공매도에 시달렸습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성장이 이뤄진 후엔 '코스피'라는 더 넒은 세상으로 이동했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코스피 시장으로의 이동이 카카오는 자발적이였고 셀트리온은 개인주주들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벤쳐케피탈과 같은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았던 카카오와 비정상적으로 개인주주의 비중이 높았던 셀트리온의 주주구성에서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스피로의 이동 후 '셀트리온'과 '카카오'는 단기간 급격한 주가상승을 보였는데 이는 코스닥이라는 작은 연못을 기준으로 진행된 공매도 세력들의 숏커버링 덕분이었습니다. 이후의 과정은 모든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다시금 시작된 공매도의 공격으로 주가는 장기간 바닥을 기게 됩니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라는 예상에 없던 변수의 등장으로 카카오의 주가는 전고점을 뚫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J자 커브를 그렸습니다. 


셀트리온 역시 코로나19와 관련이 있고 렉키로나주라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직접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카카오와 같은 J자 커브를 그리지 못했을까요?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주주구성의 차이일 것입니다.


카카오의 주주구성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셀트리온의 주주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개인주주 비중이 상당히 높은 셀트리온과 달리 카카오는 개인주주비중이 훨씬 적습니다. 개인주주비중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그 주식을 좋게 보고 매집한 세력들의 주식물량이 높다는 뜻이고 이는 호재 발생 시 주가를 올리고자 하는 의지 또한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시가총액이 어느 정도 큰 규모의 기업에서 개인주주비중이 높다는 것은 적어도 주가측면에선 상당히 불리합니다. 왜냐하면 '호가를 올리며 주식을 매집하는 기관 및 외국인'과 달리 개인은 '1, 2단계 낮은 호가에서 주가를 매집'하며, 물량의 집중도 측면에서도 수량이 동일하더라도 개인은 분산되어 있고 기관 및 외국인은 결집되어 있기에 개인주주가 많은 기업은 코스닥 잡주가 아닌이상 특별한 일이 없다면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기 힘듭니다.

 

 ※ master99님을 비롯한 주주연합회에서 3시 이후 특정시간에 1주 사기운동 등을 진행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음은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 외국인 보유율입니다. (삼성전자우 제외)

삼성전자 

 51.86% 

 

 SK하이닉스

47.13%

 

NAVER

56.58% 

 

 삼성바이오로직스

 10.55%

(삼성물산 43.44%, 삼성전자 31.49%, 국민연금 5.1%) 

 LG화학

 46.61%

 

카카오 

30.35% 

 

 삼성SDI

 44.94%

 

 현대차

28.53% 

(현대모비스 21.43%, 정몽구 5.33%, 정의선 2.62%, 국민연금 8.79%) 

 셀트리온

20.68% 

 


 유독 눈에 띄는 두 종목이 보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저 2종목이 정상일까요? 아니면 나머지 종목들이 정상일까요?

코스피라는 환경에서는 나머지 종목들의 외국인 비율과 주주구성이 정상적입니다.

즉,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주주비율은 코스피라는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는 비율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저런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모두가 짐작하고 있는 '그 목적'일 것이고 셀트리온이 위와 같이 낮은 외국인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씽크풀을 중심으로 결집된 독개미들 때문입니다.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씽크풀이라는 공간과 다른 종목에선 찾아볼 수 없는 주주연합체 그리고 공시 이외에는 회사의 주요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셀트리온의 올바른 정보취급방식 덕분에 셀트리온의 개인주주들은
 "내가 이 기업의 가치를 아는데 이 가격에는 절대 못넘기지..."라는 생각을 하며 원하는 주가'에 도달하기 전까지 로마의 군단병처럼 단일대오로 뭉쳐 주가를 매도하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즉, 셀트리온의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코스피라는 환경에 적합하지 않는 주주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며 그러한 주주구성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절대 이 가격엔 팔 수 없는 독개미들''원하는 만큼의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세력들' 때문입니다.



 2. 안시성과 연개소문




 "서정진 회장에게 개인주주는 공매도로 대표되는 적대세력을 막아주고 있는 안시성과 같다."


 생뚱맞지만 잠시 역사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안시성 전투'는 고구려와 당나라의 전쟁기간 중 펼쳐진 전투로 645년 6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고구려의 안시성에서 이뤄진 처절한 전투입니다. 저는 지금의 셀트리온 상황을 이해한는데 이보다 더 좋은 비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정진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는 안시성 전투 당시의 연개소문과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개인주주는 당시의 안시성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안시성은 고구려를 지키는 성이었지만 중앙의 연개소문에 대해 대놓고 반기를 들곤 했습니다. 때문에 당나라가 침략했을 때 연개소문은 안시성으로 지원군을 곧바로 보내지 않았죠. 하지만 안시성이 뚫리면 나라가 망할 수 있으니 안시성이 충분히 항전할 수 있을만큼의 지원은 계속 했습니다. 그리고 양만춘을 중심으로 모든 성민이 똘똘뭉쳐 당나라의 전력을 충분히 약화시킨 후에야 연개소문의 지원군은 도착했고 결국 고구려는 당태종의 침략을 물리칩니다. 


 지금 우리의 상황은 당나라의 토산에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안시성과 같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곧 올 지원군을 믿으며 열심히 공매도 세력과 싸워왔습니다. '1주 사기 운동', '버스 홍보', '기사 댓글 달기', '정치권 압박' 등 솔직히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해왔다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든든한 지원군은 아직 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연개소문(대주주)가 우리를 버리진 않습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 시린 것처럼 대주주에게 결집된 개인주주는 공매도 세력의 위협을 최전방에서 막아주는 중요한 방어선이니까요.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했을 때 비록 그 수량은 적지만 '자사주 매입', '호재 발표'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우리를 지원해주는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이도 집당지성으로 똘똘뭉친 셀트리온 주주들과 열심히 성장하는 회사 덕에 1400만주에 달했던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수량은 이제 400만주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다만 우리가 기대했던 화끈한 숏커버링에 따른 폭발적인 주가 상승(재평가)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단순히 회사가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답은 우리가 싸우고 있는 전장이 645년의 안시성처럼 외부의 지원을 받기 힘든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챕터1에서 언급했듯이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선 외국인 기관과 같은 메이져 수급이 들어와야합니다. 자본이 결집된 세력들은 호가를 올려가서 매수를 하기에 그들이 들어올 때 주가는 급격히 상승합니다. 그런데 지금 셀트리온의 메이져 수급은 사실상 JP모건, 모건스텐리 등 외국계 창구를 이용하는 공매도 세력이 전부입니다. 때문에 그들이 일정부분 환매를 할 때 주가는 폭발적으로 오르지만 그 이후엔 여지없이 횡보, 하락을 반복합니다. 만약 공매도 세력이 아닌 다른 메이져 수급이 들어올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겁니다. 


즉,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원군은 서정진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의 응원이 아니라 새로운 메이져 수급입니다.



 3. 새로운 수급의 조건




"메이져 수급들이 셀트리온 그룹주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

 문제의 본질을 '새로운 수급의 부재'로 가정한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역시 비교적 쉽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 기관과 같은 메이져 수급들은 왜 셀트리온 그룹주 투자를 주저할까요? '회사의 성장성이 부족해서?', '거대한 공매도 세력이 눌러앉아 있어서?' 이 문제에 대한 저의 답은 "불확실성" 입니다.


근 몇 년동안 발간 된 셀트리온 그룹주에 대한 국내외 리포트를 보면 "치열해지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지금의 경쟁력 및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회사의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주를 이뤘습니다. 여기 씽크풀 주주분들이야 그날처럼2028님 등 여러 전문가님들의 헌신적인 분석 덕에 회사의 성장성과 이 시장에서 First Mover의 압도적 경쟁력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데이터와 숫자에 기반해 전망하는 애널리스트들에게 회사의 성장에 대한 우리의 전망은 한낱 '희망회로'에 불가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미스매치 덕에 투자기회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주류세력들이 바라보는 관점을 추종하는 수 많은 메이져수급들에겐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들이 셀트리온 그룹주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회사의 경쟁력에 대한 주류세력의 우려는 시간이 지나도 유지되고 있는 유럽에서의 점유율과 세계 1등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의 선전으로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현 구조에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회계상의 이중 카운팅'입니다.


우리는 셀트리온 헬스케어라는 회사의 탄생 이유와 필요성에 대해 잘 알지만 거대 자금을 집행하는 메이져 수급들에겐 회계상 매출을 이중으로 계산하는 불필요한 사업구조일 뿐입니다.


세계 최초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했지만 바이오산업의 변방인 한국 그리고 그 중에서도 비주류 기업이었기에 셀트리온은 셀트리온 헬스케어를 통해 초기 재고에 대한 부담을 나누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회사의 전략적 판단을 비판하고 싶진 않습니다. 생존이 최우선 덕목이던 시기였으니 어쩌면 최선을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다만 생존기를 떠나 성장기에 접어든 기업에게 지금의 시스템은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입니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의 전망에 따르면 적어도 23년까지는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극 제외하고도 셀트리온 그룹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상장사 합병에 따른 회계상의 매출, 영역이익 감소의 충격을 가장 적게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인 겁니다.


상장 3사 합병으로 회계상의 매출 이중 카운팅 문제가 해소되고 합병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지속한다면 그 때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던 지원군을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4. 주류가 될 수 없다면 새로운 주류가 되자.




"서정진 회장은 재벌이 될 수 없다. 그는 그저 성공한 사업가일 뿐이다."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를 맞아 22명의 대기업 대표와 39명의 중견기업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했습니다. 당시 기자들에게 화재가 됐던 부분은 국정농단 재판중인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과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야 당시도 지금도 워낙 핵인싸분이시라 뭐 할 말이 없지만 기자들이 서정진 회장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인 부분은 저도 흥미로웠습니다. 


 위의 사진에서처럼 서정진회장은 한국 사회의 기존 재벌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시총 10대기업이며 한국의 부자순위 1, 2위를 다투니 당연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 재벌과 부자는 전혀 다른 세상입니다. 단순히 돈이 많다고 재벌이 될 순 없습니다. 한국에서 재벌은 압도적인 부는 기본이며 몇 대에 걸쳐 다져진 정재계와의 탄탄한 혼맥 그리고 그들 만의 카르텔이 필요조건입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기자들의 후일담에 따르면 당시 행사 쉬는시간에 서정진 회장님의 모습은 꽤나 초라했다고 합니다. 서로서로 안부를 묻고 대화를 나누는 재벌들과 달리 서정진 회장은 조용히 쉬는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행사장소가 장소(청와대)인지라 수행원을 대동하기 힘들었기에 그가 느꼈을 외루움과 모멸감은 상당했을 겁니다.


 어쩌면 작년 셀트리온이 3,000억이라는 꽤나 큰 돈을 투입하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데에는 '2019년 청와대 신년행사의 기억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그의 언행을 보면 그는 우리의 생각보다 '평판'과 '명예'에 대해 큰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죠.


 무튼 2019년 청와대 신년행사를 통해 서정진 회장은 깨달았을겁니다.


  "아 나는 죽어도 이들의 이너서클에 낄 순 없구나" 


그런데 한국에서 자수성가한 사업가는 꼭 재벌이 되어야 하나요?


요즘 벌어지고 있는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에 대한 비판들을 보면 2000년 전후에 등장해 신흥 대기업이 된 기업들이 가야할 길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재벌과는 달라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카카오에 대해 실망하는 이유는 카카오가 대기업이 되어서가 아니라 대기업이 된 카카오가 기존 재벌들이 했던 짓을 새로운 형태로 반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어발식 확장', '측근 일감 몰아주기' 등...


 셀트리온은 어떨까요?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셀트리온 헬스케어를 서정진 회장의 개인회사로 보고 있으며 금융당국 역시 셀트리온 헬스케어는 서정진회장의 개인회사이며 때문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헬스케어 사이의 거래는 '내부자 거래'이다 라고 결론내렸습니다. 물론 현재는 홀딩스간 합병으로 일정 부분 해결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서정진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10%)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여러분이 서정진 회장이라면 상장사 합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저라면 본인이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면 (큰 손해를 보기도 힘든 구조입니다.) 자신에 대한 평판과 명예를 올리고 상속에 대비한 그룹 지배구조 역시 공고히 하는 1석 2조의 좋은 딜이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주주들이 원한다면 상장 3사 합병을 추진하겠다", "내 의결권은 주주들의 뜻에 따르겠다"와 같은 발언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이며 회사는 주주와 함께 성장하며 그 과실을 나눈다."


 상장사 합병이 원할하게 이뤄지면 챕터3에서 언급했던 '회계상의 매출 이중 카운팅' 문제와 '내부자 거래'문제(홀딩스 합병으로 대부분 해결되었지만)가 완벽하게 해결됩니다.


 요리조리 순환출자구조를 통해 쥐꼬리만한 지분으로 거대기업을 지배해 온 한국의 기존 재벌들과는 차원이 다른 깨끗한 지배구조를 완성하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향상된 ESG평가는 새로운 수급 유입의 동인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실은 대한민국 10대 기업 역사상 가장 많은 개인주주비중을 지닌 셀트리온의 모든 개인주주들도 누리겠죠.

 

 특히, 요근래 신사업을 믿고 열심히 투자해준 주주들을 헌신짝처럼 배신하고 대주주만의 이득을 위해 '물적분할'을 자행하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과 달리 셀트리온 상장사 합병은 '진정한 주주가치 재고'로 평가받을 겁니다. 합병비율이 너무도 불합리하지만 않는다면... 


 이제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도 대주주의 이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무늬만 주식회사 재벌이 아니라 대주주와 주주의 이득 모두를 생각하며 진정한 주주가치 재고를 위해 노력하는 제대로 된 주식회사가 주류가 되야하지 않겠습니까... 



 5. 줄탁동시(啐啄同時).




"주주에, 주주를 위한, 주주에 의한 합병이 되어야 한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때 어미닭은 껍질의 일부분을 쪼아 병아리가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나올 수 있도록 도아주곤 합니다. 지금까지 셀트리온 그룹의 성장은 껍질을 깨려 노력하는 회사와 회사의 노력에 부응해 밖에서 껍질을 쪼아주는 주주의 힘으로 이뤄져왔습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상장사 합병 역시도 지금껏 그래왔듯이 회사와 주주 모두가 힘을 합치는 줄탁동시의 방법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셀트리온은 개인 주주의 비중이 높기에 단순히 회사가 주도하여 이뤄지는 상장사 합병은 우리의 적(공매도 세력)들의 교묘한 여론조작에 의해 난관에 부딪칠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하지만 주주들이 먼저 힘을 모아 회사에 '주주가치 재고 및 ESG 평가 개선 그리고 제대로 된 기업가치 평가를 위해 상장사 합병'을 요구한다면 셀트리온 합병에 대한 프레임은 다르게 형성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우리는 이미 한 번 이런 일을 추진했었고 성공적으로 완수했기 때문입니다. (2018년 코스피 이전 상장)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정치적인 루머 그리고 그 전부터 우호적이지 않았던 셀트리온에 대한 여론 때문에 회사는 상장사 합병에 대해 선제적으로 로 화두를 던지고 나서기는 힘들겁니다. 그리고 사실 그래서도 안됩니다.


셀트리온은 주식회사이며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입니다. 

그리고 셀트리온의 최대주주는 서정진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가 아니라 

우리 개인주주이니까요.


따라서 최대주주인 개인주주들이 상장사 합병을 회사에 요구하고 그에 따라 회사가 이를 추진하는 그림으로 상장사 합병이 이뤄져야 합니다.



 6. FC 바르셀로나.




"파편화 된 개인의 조합은 약하다? 그렇지 않다."

 스페인 까딸루냐 지방의 축구 클럽 FC바르셀로나는 축구클럽 그 이상의 클럽입니다. 스페인 독재자 프랑코와 중앙정부에 저항하는 하나의 상징이었으며 그렇기에 클럽 설립 초기부터 구단주와 주주로 운영되는 여느 축구구단과 달리 19만명에 이르는 조합원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전임 회장의 잘못된 운영으로 클럽이 맛이 간 상태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세계 축구판에서 FC바르셀로나의 위상은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클럽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항상 클럽 회원권을 구매해주고 유니폼과 같은 구단의 GOODS를 열성적으로 구입해주는 홈팬들 덕분에 바르셀로나는 2010년대까지 유니폼에 그 흔한 상업광고 하나 달지 않고도 세계최고의 축구클럽으로 군림해왔습니다. (첫 상업광고는 오히려 돈을 기부하고 유니세프 광고를 달았습니다. 그 이후로는 여러 상업광고를 달고 있습니다.)


 저는 셀트리온이 나아가야할 방향이 FC바르셀로나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태생부터 개인주주의 비중이 높은 회사로 시작했고 회사가 많이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개인주주의 비중이 높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FC바르셀로나의 협동조합처럼 우리도 나름의 주주연합회를 갖고 있으며 씽크풀이라는 자유롭게 주주들이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장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는 셀트리온 개인주주들의 연대와 연합이 FC바르셀로나의 협동조합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독재자 프랑코 정권과 중앙 마드리드에 저항하는 상징으로 FC바르셀로나를 키우왔듯 우리도 공매도 세력에 저항하고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한국 자본시장에 저항하는 대상으로 셀트리온을 응원하고 키워왔다고 생각합니다. 


 한투연에 헌신중인 '오소나무'님, 야전사령관을 자청하며 조금이라도 결집된 힘을 모아주셨던 'master99님' 그리고 파편화된 개인들이 얻기 힘든 정보를 열심히 제공해 주시는 '그날까지2028님' 등... 어쩌면 이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 이면에는 단순히 셀트리온이라는 그룹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마음 외에도 이 기업에 대한 제대로 된 투자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에 바람직한 물결을 일으켜 보고 싶다 라는 생각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7. 긴 글을 마치며.


 제가 주변 지인들에게 "내가 셀트리온에 투자하는 이유는..."이라며 위와 같은 설명을 할 때면 "돈 벌려고 주식투자하면서 뭐 그렇게 고상한척 하냐"라는 비난을 듣곤 합니다. 네 맞습니다. 어쩌네 저쩌네해도 셀트리온에 투자하는 이유는 '수익'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왕 얻을 수익 정당하고 바른 방향에서 얻고 싶습니다. 작년 S제약과 같은 작전주를 통해 10배 수익 보는 것보다 힘들지만 제대로 된 투자 그리고 우리 자본시장에 긍정적인 효과 일으키는 방향으로 수익을 보고 싶습니다. 


제 생각이 너무 이상적이고 철없는 생각인가요?


그렇다면


"세계 최초로 바이오시밀러라는 걸 만들겠습니다."

"처음으로 해외 직판을 뚫어보겠습니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만들어 보겠습니다."


라는 이상적이고 철 없는 생각을 믿고 투자한 여러분은요?


눈에 보이는 주가의 하락에 슬프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이 기업에 투자한 본질과 의미에 집중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두서없이 긴 글을 썼습니다. 다들 힘내시고 지금 껏 그래왔듯 저는 셀트리온 투자자들의 집단지성을 믿고 응원하며 따르겠습니다. 모두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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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1234 10.04 22:48 (121.174.***.48)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같이 힘을 모아 합병에만 온 힘을 쏟아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셀트주주7 10.05 02:51 (106.102.***.184)
셀트리온1234  서회장은 이제 재벌이고 세습경영을 하는걸 배재한 글이 안타깝습니다.

다같이 힘을 모아 2가지안 모두 상정해야죠.
합병과 두아들 해임안.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곽상도 아들 이슈보다 심각한
문재인 정권아래의 아빠찬스로 재벌이 되어가고있는 서정진 두아들 검찰조사는 조만간 꼭 진행했으면합니다.
해임안으로 해임시키든 검찰 고발과함께 불법행위를 찾아 해고를하든 저 사람들을 몰아내고
유능한 전문경영인을 모셔와야합니다.
donmo1 10.04 22:50 (113.60.***.85)
멋찐글 감사합니다
'FC바르셀로나' 꿈이 현실이 되기를 .....
옥돌한돌 10.04 22:54 (182.221.***.3)
이런 주주분도 계시네요. 한편의 논문 같습니다. 내공의 깊이를 느낍니다. 긴 글이지만, 한번더 정독하겠습니다.
동두22 10.04 22:59 (14.6.***.30)
와우 씽크풀에서 본 글중에 단연 탑 오브 탑입니다
님의 글처럼 이렇게 좋은회사에 투자했는데 그 가치와 기대만큼 시장에서도 평가받는 시간이 이제 곧 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번달은 합병의 이슈가 시장에 최대호재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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