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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세라닙(아파티닙)의 정체가 뭔가 하면, 혈관 내피 성장인자 수용체(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 VEGFR)-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입니다. 약물에 관한 용어라서 상당히 어렵습니다. 어쨌든,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하면 바로 생각나는 약물이 수텐으로 알려진 수니티닙입니다.
기실, 키나제(kinase; 인산화효소)는 아데노신-3인산(ATP)과 같은 고에너지 분자의 인산화반응을 촉매하는 인산전달효소입니다. 키나제의 대부분은 단백질 키나제입니다.
그런데 단백질 키나제는 단백질을 인산화시키는 과정에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사이토카인(cytokine)이나 케모카인(chemokine)처럼 다른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을 교란시킬 수도 있거든요. 즉, 세포 내 신호전달경로를 망가뜨리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단백질 키나제의 한 종류인 티로신 키나제는 세포 내 ATP로부터 인산기 하나를 티로신에 전달하여 세포 기능을 켤 수도 있고 끌 수도 있는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인산기 하나가 티로신과 결합하는 것을 단백질의 인산화라고 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알츠하이머 질환을 야기하는 타우 단백질이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인산기를 너무 많이 결합해서 과인산화될 경우에, 즉 과도한 타우 단백질의 활성으로 인해서 신경섬유엉킴(tangles)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리보세라닙과 같은 치료용 약물로 허용되는 '염'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가 무기 또는 유기 산 염을 구성하는 염기성 아민기(질소 N이 포함된 NH 혹은 NH2 작용기)로 판단됩니다. 아민기는 산(acid)과 수소결합이 가능하며 또한 인접한 분자의 산소, 질소 혹은 수소와 수소결합이 가능한데, 어쨌든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는 티로신 키나제에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ATP가 결합하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신호전달경로를 차단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혈과 내피 성장인자(VEGF)는 대장암에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왜 위암 3차 치료제로 글로벌 3상을 실시했던 걸까요? 적응증을 늘리고 싶은 것은 해당 제약사의 염원일 테지만,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를 감안해서 무작정 덤벼들면 안된다는 교훈을 또 얻게 됩니다.
지난 달에 에이치엘비의 임상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오늘 섬머파인 님의 글을 보고 나니까 그때 좀 더 공부해서 자세히 알려 드리지 못한 게 참으로 죄송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