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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PER는 고밸류(=고평가/=과대평가)인가?
동방귀곡자
2019/01/29 16:02 (168.126.***.90)
댓글 20개 조회 7,804 추천 148 반대 4

셀트리온의 주가가 차분하군요.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들이 이제는 셀트리온/셀케를 대형우량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꾸준히 기관들이 보유율을 높여주어 합리적 주가동향이 이루어지길 기대하여 봅니다. 

 

최근 셀트리온의 회계논란, 그리고 온라인상 소위 안티라고 하시는 분들의 글을 나름 시간될 때마다 훑어 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재미(?)도 있고 짜증도 나고 하면서도 이러한 우리나라 특유의 온라인상 개인투자자분들의 커뮤니케이션 특징이 있는 것 같아 상당히 흥미롭게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 중 하나인 회계논란(?)과 관련해서 주식카페 (저는 가투소라는 곳만 가보았습니다만) 나 종토방에 있는 안티 내용 중   

 

"셀트리온의 고PER는 고평가이기에 매도해라! 찬티들아! PER도 모르는 바보들!" 

"셀트리온은 우리나라 역대급 고평가 폭탄!" 등의 중요한 키워드인 PER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투자상식을 통해 한 번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상당히 지루하고 재미없을 수 있기에 스킵하실 분은 스킵하셔도 좋지만...나름 투자소양을 기르고 싶으시거나 PER에 대해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하실 분들은 시간을 조금 내셔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1) PER는 회계적 이익의 단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상대적 가치평가 방법 중 하나

 

PER는 회계상으로 산출된 주당순이익을 가지고 주가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회계적 이익과 재무관리 이론상 현금흐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논하는 것은 오래된 역사입니다만, 회계적 이익은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점까지 논하면 불필요하게 썰이 길어지니 짧게 썰을 풀기위해 단점만 바라보겠습니다.  

회계적 이익은 개념상 명확한 현금흐름(cash flow/이하 CF)에 비해 보수적 관점으로 인해 제대로 된 가치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커다란 단점이 있습니다. 즉 취득원가 위주의 고정자산 평가로 인해 셀트리온을 예로 든다면 


* 주요 경영진의 능력 

* 연구개발 능력 

*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의 가치 

*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고성장 환경 / 그 외 각국의 주요 친화정책 등 


재무제표 상 담을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들의 평가치의 변동이 담아질 수 없습니다재무제표 상 담을 수 없는 무형의 가치가 증가하면 이익이 증가하거나 무형의 가치가 감소하면 이익이 감소하는 등 정확한 기업의 가치변동을 담아낼 수 없다는 것이죠. 그러나 회계가 이를 알면서도 이를 반영하지 않는 것은 충분히 그러한 이유가 있고 이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회계학은 사회과학 중 유일하게 평가/측정이 가능한 학문이고 회계가 표시하는 화폐가치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자본주의 발전과 그 꿰를 같이할만 한 가치가 있습니다 

 

해서 이러한 단점을 가지고 산출된 주당순이익(EPS)으로 주가를 나누어 산출된 PER는 회계상 이익측정의 단점을 고스란히 전이하여 가질 수 밖에 없어 가치판단 시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저는 그 외에 더 큰 이유로 인해 PER는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미리 말씀드리지만 PER 보다는 DCF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미리 염두에 두시면 혹시라도 다른 생각을 가지실 때 넓은 아량으로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와 생각이 다르신 분은 PER를 더 사랑하실 수 있을테니까요 ㅎㅎ)

 

2) 기업마다 산출되는 단위당 회계이익은 결코 같을 수 없다

 

가끔 다른 회사와 관련되어 보는 뉴스이기도 하고 셀트리온도 특히 그러했는데요. 간혹 이런 뉴스를 보셨을 겁니다 

 

"당기순이익 100원 버는 회사인데 엘지전자보다 시총이 높네 => 고평가네"

"당가순이익 100원 버는 회사인데 삼성전자보다 per가 높네 => 고평가네" 

 

많이 보셨던 뉴스죠?ㅋ 그리고 간혹 해당 기사에 금투업종 관계자 코멘트도 넣어 더욱 그럴싸한 기사로 만들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뉴스를 보다가 금투업계 관계자 관련 코멘트를 보면  "왜 저 회사는 저런 사람에게 월급을 주나" 라는 답답한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ㅎㅎ

 

왜 그런지 한 번 생각해볼까요? 

 

기업은 기업마다 고유한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 이론을 포함한 재무관리 이론에서는 이를 <고유위험 = 비체계적 위험>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고유위험은 타 산업 뿐만 아니라 동종업계 내 회사마다도 다르기에 이는 투자 시 매우 잘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예를 들어 셀트리온과 삼바는 같은 고유위험을 가지고 있을까요? 아닐 겁니다.

같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경쟁한다고 해도

 

* 바이오시밀러 진출 시기가 다르고 (타이밍도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 경영진의 철학, 운영, 계획, 능력 등이 다르고

* 사업전략과 계획이 다르고

* 종업원의 구성과 경력이 다르고

* 지배구조도 다르며 그 외에도 무수한 것들이 다릅니다.

, 동종업계 경쟁회사라 하더라도 전혀 다른 회사입니다. 그렇기에 셀트리온이 벌어들이는 회계적이익 1원과 삼바의 그것은 그 성격이 다른 <같을 수가 없는 회계적 단위이익>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이종 산업의 엘지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운운하며 셀트리온의 이익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한다는 것은 더더욱 말이 되지 않지요.

기업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위험을 가지고 조금 더 생각해보면 투자가치, 즉 투자해서 벌어들일 수 있는 기대이익은 사실상 이 고유위험에 담겨져 있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일부 주식카페에서는 마치 포트폴리오관리 이론에서 고유위험을 제거해야만 하는 위험으로 인식하는 것처럼 수천만원 ~ 수억원의 운용자금으로 여러 개의 종목을 사서 관리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도 가치투자로 포장해서.

물론 운용하시는 스타일을 존중합니다만수천억~수조원의 운용자금을 정밀하게 관리하며 한계수익율체감의 법칙이 적용될 수 있는 상황과 개인들의 적은 자금을 동일하게 생각하여 카페에서 운운하는 것을 보고 조금은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다시 요지로 돌아와서 기업마다 벌어들이는 회계적 단위이익은 그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기에 회계적 단위이익으로 산출되는 PER는 이종산업은 물론이고 동종산업에서도 활용할 때 매우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서 저는 PER는 셀트리온을 예로 들어 셀트리온을 대상으로만 기간별 PER를 비교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3) PER는 결국 펀드멘탈보다는 센티멘탈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제가 PER에 대해서 너무 보수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사실 DCF를 가장 사랑하구요. 그러나 PER의 약점은 회계적 이익의 약점을 그대로 가져오기에 그 한계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결국 하고 싶었던 PER가 왜 센티멘탈의 영역인지 한 번 이야기해보죠.

고성장 시장에서 리딩 컴퍼니들은 대부분의 경우 모두 고PER를 형성합니다. 상대적으로 회계적 이익이 많지 않음에도 주가는 높게 형성됩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두 가지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1) 시장 전체는 앞으로도 그 파이가 계속해서 커질 것이다. 

(2) 지금보다 더 큰 시장이 될 미래에 리딩컴퍼니는 그에 맞추어 지금보다도 훨씬 더욱 커질 것이다.  


, 위의 두 가지가 핵심인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재무제표는 이를 담아내지 못합니다. 중요한 펀드멘탈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회계는 이를 모두 담아내지 못하는 것이죠. 시장의 성장성, 이에 맞추어 끊임없이 혁신/변화를 추구하는 리딩 컴퍼니의 기업가치 증가분을 회계는 담아내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EPS는 적어지고 PER는 높아집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합리적 이성은 회계가 담아내지 못하는 영역을 기대하며 그 주식을 삽니다. 즉 회계가 보여주는 펀드멘탈 조건 이외의 다른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것이죠. 해서 많은 투자전문가들이 올해 예상이익보다는 미래의 예상이익을 추출하여 이를 PER로 표시하나그럼에도 오류가 모두 제거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달리 PER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2018(E)의 PER는 대략 6~6.5 정도로 예상됩니다. 이는 현재조건으로 달성되는 이익이 현재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6 ~6.5년 정도 벌어들일 수 있다 판단됩니다.

그러나 다른 기업이 2018( E) 의 PER가 100이라면 이는 현재 조건으로 달성되는 이익이 현재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100년 정도 벌어들일 수 있다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사실상 어떤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이 안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인가요? 오랫동안 동일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오랫동안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PER가 높은 기업이 아닐까요? 

이러한 간접적인 기대를 볼 때에도 새로 열리는 고성장 시장에 속한 기업들은 PER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PER는 센티멘탈 영역에 속한 것이며, 그렇기에 PER가 높다는 것은 사람들의 기대감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하게 됩니다.

따라서 온라인 상 개인투자자분들이 고PER는 고평가다 또는 고밸류다라고 단정짓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주식투자도 투자인만큼 투자자로서의 자세는 고PER일 경우

시장참여자들은 왜 높은 기대감을 형성하는가?”

높은 기대감을 형성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고 그 답을 스스로 찾아야 올바른 태도라 할 것입니다.

 

길게 썰을 풀었습니다만이제 간단히 요약하자면.

(1) 회계는 태생적으로 가치측정에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2) 기업마다 고유위험이 있어 회계적 단위이익은 모두 그 성격이 다르다. 70억 인구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것처럼. 

(3) 그렇기에 회계적 이익을 기반으로 하는 PER를 가지고 기업마다 비교하여 판단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것이다. 보수적으로 활용하려면 동일 기업을 대상으로 기간별 비교 정도로만 활용하셔라. 

(4) PER는 펀드멘탈 보다는 센티멘탈 영역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PER를 형성하는 이유를 탐색하여 투자가치를 확인하라 


정도가 되겠네요.

이 글을 끝까지 보신 분들은 혹시라도 온라인 상 고PER는 곧 고평가=과대평가로만 단정짓는 글을 보시게 되면.....그냥 지나가시구요.^^;; 가장 좋은 것은 굳이 시간 내어 그런 글을 읽지 않으시는 것이 좋겠네요

 

시간내어 긴 글을 읽어주심에 감사드리며

편안한 오후 되세요!

동방귀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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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포리아 01.29 16:22 (1.233.***.198)
너무나 좋은글 감사합니다! 회계지식이 전무한 무지랭이지만 자세하게 풀어서 써주시니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정의가면 01.29 16:27 (175.223.***.110)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네요
첨언드리면 그래서 재무회계에서 관리회계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작성자 동방귀곡자 01.30 13:41 (211.196.***.15)
undefined  나름 침착한 소양을 갖추고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다면 성급한 실패는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 같네요.
한걸음HD 01.29 16:38 (218.146.***.193)
좋은글 감사합니다.
율하셀트사랑 01.29 16:53 (154.148.***.90)
역쉬 전문가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고급진 글입니다. 전 공대출신이라 이 분야는 완전 까막눈입니다. ㅎ 권정호님께서 성장주는 PER가 높을 수 밖에 없고 돈없는 가난뱅이 투자자는고 PER에 투자해야 고수익을 얻는다. 그리고 자신은 PER 50 밑은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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