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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부자 망해도 삼대 간다.'가 있는데, 미국에는 '삼대 가는 부자 없다.'란 속담이 있다네요. 어떤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부자도 망할 수 있다 또는 망한다.'가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네요.
동서고금의 역사를 보면 세상을 지배했던 왕조도 영원한 것은 없었습니다. 로마도 무너졌고 인류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원나라도 망했네요.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도 빛이 바랬고요. 그런데 이들이 무너진 게 더 강력한 외부세력에 의해 무너졌다고 보십니까? 외부세력은 단지 눈에 보이는 요인에 불과하고 진실은 내부의 부패와 부조리, 과잉팽창에 따른 관리능력 한계 등 무너질만한 조건이 있었기에 무너졌던 겁니다. 바람에 뿌리째 뽑힌 아름드리 나무는 기록적인 강풍때문이 아니라 뿌리가 약했기 때문에 뽑혔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먼저 안에서 원인을 찾아야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강력했던 왕조들이 무너지기 전을 보면 겉으로는 평온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일종의 관성이라고 할까요. 구태와 구습이 전통이나 질서로 포장(오인)되어 많은 사람들이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인데 멸망의 싹은 여기서 자라는 겁니다. 가끔 예민한 사람들이 이러한 부조리를 참지 못하고 개혁가로 나서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실패하면 결국 나라가 망했던거죠.
삼성은 이제 삼대째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제대로 안착할지, 못할지 두고봐야겠지만 내부 개혁이 절실해 보입니다. 삼성이 아무리 강력하다 해도 로마나 원나라보다 강력하지는 않을테니 무너질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을 겁니다. 그렇다면 삼성이 정말 정신차리고 해야 할 일은 혁신을 가속하고 우군을 많이 만드는 것인데, 혁신동력은 떨어지고 우군은 간신들만 있는 거 같습니다.
자신(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국민을 겁박하기 보다는 자신의 존재가 국민경제에 보탬이 되는지부터 스스로 성찰해 보시길 바랍니다. 스스로 각성하고 변화하지 않는다면 결국 기반을 잃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내로라하는 기업이 자기 안방에서 존경받지 못하고 천덕꾸러기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상황 자체가 얼마나 수치스럽습니까? 삼성은 소탐대실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배를 띄우는 것도 물이요, 배를 뒤집는 것도 물이라 했습니다. 삼성이 멋진 항해를 계속 하려면 물을 성나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해외소비자가 많으니 국내소비자는 무시해도 된다고요?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정말 망해야 할 기업이고, 빨리 망하는 길이라고 장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