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공항만 유래 잔반, 돈육·돼지부산물 이동, 야생멧돼지 이동, 감염된 진드기 등이 유입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1920년대 시작된 ASF는 아시아의 경우 2018년 8월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2019년 몽골, 북한,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 확산돼 지속 발생중에 있다.
최근 들어 연중 발생 양상을 보이는 국내 ASF의 방역 상황과 수출을 타깃으로 한 코미팜의 ASF 백신 개발 상황을 살펴본다.
# ASF, 2023년 이후 사계절 발생
지난달 29일 ‘2025년 전국 한돈 지도자 연수회’에서 소개된 농림축산식품부의 양돈질병 주요 방역대책 개요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사육돼지에서의 ASF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52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2019년부터 2022년까지는 주로 가을철에 발생했다. 해당기간 ASF발생 28건 중 78.6%인 22건이 9~11월에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023년부터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연중 발생하는 경향을 보여 2023년부터 올해까지 발생한 24건 중 12~2월은 9건, 3~5월은 6건, 6~8월은 6건, 9~11월은 3건을 기록했다.
야생멧돼지는 기존 발생지역 외에 경북 영천, 의성, 상주와 부산 등지에서도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발생지역이 점차 남하하고 서진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ASF 예방을 위해 필요한 농장 준수사항을 요약하면 축사내외 소독을 실시하고 농장 출입차량과 출입자에 대한 통제, 야생멧돼지와 접촉금지 등 차단방역을 철처히 이행해야 하며 중국 등 ASF 발생국에 대한 여행을 자제하고 방문시에는 축산농가와 발생지역 방문을 금지해야 한다.
또한 외국인근로자는 자국의 축산물을 휴대하거나 우편 등으로 반입하는 것을 금지해야 하며 돼지에 대해 매일 임상관찰을 실시하고 의심축 발견시 즉시 방역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야생멧돼지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울타리 설치 등 조치도 강화해야 한다.
이주원 농식품부 구제역방역과 사무관은 “ASF 발생시 권역화 조치를 통해 도축장 출하나 이동시 임상·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있고 연중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서 연중종합대책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면서 “바이러스 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봄, 가을에는 야생멧돼지 집중포획, 여름에는 집중호우, 강풍 등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코미팜, ASF 백신 개발 과정 발표
이런 가운데 수출을 위한 ASF 백신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경기도와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가 공동 주최한 ‘2025년 동물방역 국제전문가 초청 국제워크숍’에서 코미팜은 4년 넘게 대한민국 정부기관과 11차례 ASF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실험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코미팜에 따르면 필리핀 등 해외의 야외 농장 사육 시설에서 돼지 출하 일령까지 확인 시험이 예정된 가운데 백신 방어항체 유지 수준이 마치 수학공식(Math Formular)과 같이 100% 완벽하게 생존함을 확인했다. 2021년 3월경 미국 농무부(USDA)로부터 2개의 ASF 약독화 생백신 (Live-attenuated vacine) 후보주를 2개 분양받았는데 하나는 ‘ASF-G-ΔI177L’, 다른 하나는 ‘ASF-G-ΔI177L/ΔLVR’주이고 코미팜은 최종시험을 거쳐 ASF-G-ΔI177L/ΔLVR주를 백신주로 엄선해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코미팜이 진행한 ASF 임상시험은 모두 생물안전 3등급 시설(BSL-3)과 동물생물안전 3등급 시설(ABSL-3)이 완비된 정부 연구시설과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에서 공동으로 진행됐고 환경부, 농림축산검역본부, 전북대 한국 주노시스 연구소 3개의 서로 다른 정부기관 소속 연구원들의 철저한 감독하에 진행됐다.
USDA에서 분양받은 ASF-G-ΔI177L/ΔLVR 백신 후보주는 다른 백신 후보주와는 달리 ‘피펙셀 PIPEC(Plum Island Porcine Epithelial Cells)’에서 세포계대가 가능하고 백신 표준화가 용의하며 짧은 시간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코미팜 관계자는 “동물백신 제조업체에서 최초 ABSL-3 조건에서 폐사율이 가장 높은 ASF 백신 실험은 코미팜이 처음”이라며 “물론 2021년 당시 실험동물 선정, 제한된 정부시설 이용 등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명실상부 최상의 동물백신 개발업체로 발전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판단되며 세계에서 최초로 ASF 백신을 상업화시킨 베트남 ASF백신주는 상용화 이후 여러 부작용으로 USDA로부터 철회통보가 결정된 상황에서 코미팜 백신은 현재까지 11차례 임상실험을 통해 그 결과가 지속적이며, 굳건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코미팜 ASF 백신 후보주는 백신접종 후 현재까지 실험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백신 유전자 수치(Ct value) <45와 ASF 백신항체 S/N% <40기준이 확인된 돼지는 공격접종에서 100% 백신의 안전성과 생존을 확인했다.
# 해외 농장 실험 앞두고 국내 11차례 실험은 어땠나
현재까지 ASF가 발생한 국가 중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확산되면서 경제적 피해를 심각하게 입고 양돈산업이 위축된 국가들은 대부분 동남아시아와 중국, 동유럽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들은 양돈산업 재건을 위해 ASF 백신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수출을 위한 상업용 백신 생산이 중요한 시점이다.
필리핀 등 해외 농장 실험을 앞둔 코미팜이 발표한 국내 실험 과정을 살펴보면 모든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 실험에서 공격접종 ASF바이러스는 ‘ASFV-화천/2020’으로 바이러스 독성이 매우 높은 유전자형(Genotype II)을 사용했다.
ASF를 전파시키는 주요 매개동물이 야생멧돼지인 점을 감안해 코미팜과 환경부는 야생멧돼지에 대한 미끼백신 개발을 위한 사전 실험을 했다. 여러 번 반복실험을 통해 사육돼지를 대상으로 백신역가 ASF-G-ΔI177LΔLVR, 105TCID50/5ml를 구강(Oral)으로 접종한 후 백신접종 28일째 ASFV-화천/2020을 공격접종한 결과 100% 백신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사육돼지를 대상으로 최상의 ASF 백신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에서 ASF-G-ΔI177L/ΔLVR, 103TCID50/ml 백신 접종 후 28일째 공격접종 결과 높은 ASF 방어항체는 물론 백신 유전체 복제를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안락사 시점까지 높은 항체 유지는 물론 백신의 100%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ASF 백신을 상용화하기 위한 중요한 검증절차는 병원성 복귀실험(Pathogenic Reversion Test)인데 이는 백신 접종후 백신에서 변이가 발생되거나 재감염 가능성을 확인하는 실험이기 때문이다. 병원성 복귀실험 결과 백신을 접종한 돼지에서 백신항체 양성이 확인된 돼지 혈액을 일정 간격으로 4차례 채혈 후 그 혈액을 풀링(pooling)해 또 다른 돼지그룹 3마리에 전혈을 접종했고 정상적인 1마리는 동거사육했다. 전혈을 접종시킨 돼지에서 ASF백신주 양성이 확인된 돼지혈액을 다시 채취해 동일한 방법으로 4회 반복했고 마지막 4번째 돼지 그룹에서 혈액을 채취해 확인한 결과 모든 돼지에서 정상적인 체온과 정상 임상을 확인했다. 혈액내에서 확인된 백신주의 유전자 변이도 전혀 없어 ASF 백신 후 병원성 복귀는 전혀 없음이 확인됐다.
병원성 복귀시험에 이어 임신 모돈실험(Pregnant Sow Trial)도 백신 개발에서 백신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실험이라고 코미팜은 강조한다.
임신말기(임신 90~95일) 5마리를 대상으로 ASF 백신 후보주(ASF-G-ΔI177L/ΔLVR)를 근육에 접종해 안전성(분만율 등)을 평가한 결과 백신접종 3마리의 그룹과 대조그룹 2마리의 분만율 차이가 없음이 확인됐다. 백신접종 그룹의 이전 산차와 분만율 차이가 없고 초유를 섭취한 자돈 90%에서 모돈 수준의 ASF 항체 양성이 확인됐으며, 나머지 10% 미만에서 항체가 확인되지 않은 자돈은 초유를 섭취하지 못한 약한 개체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ABSL-3 사용 제한으로 분만 1~2일 후 모두 안락사를 시켰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결과 확보를 위한 추가 실험은 필리핀과 베트남에서 대규모 농장 임상 시험에서 보완 증명할 예정이라는 게 코미팜의 설명이다.
코미팜은 모돈 실험에 대한 결과를 정리해 세계 유명 저널 출판사인 와일리(Wiley)에 속한 저명한 국경을 초월한 신흥 질병(Transboundary Emerging Diseases)에 투고해 수록된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차 실험은 ASF 백신 후보주(ASF-G-ΔI177L/ΔLVR)를 사육돼지에 103.0TCID50/ml으로 접종해 백신 장기(Long-term) 면역원성과 안정성 평가를 실시해 백신접종 후 56일간 관찰한 결과 체온상승은 물론 ASF 특이 임상증상이 없었고 높은 백신항체가 56일간 지속됨을 확인했다.
올 들어 지난 4월 코미팜이 진행한 11번째 실험은 ASF 동결건조(Lyophilization) 백신을 사용한 실험이다. 이는 수출을 위한 유통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백신의 효능과 보존성, 유효기간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동결건조 ASF 백신을 사육돼지에서 ASF-G-ΔI177L/ΔLVR, 103.0TCID50/ml로 접종한 후 백신접종 28일째 ASFV-화천/2020을 공격접종 결과 방어력과 백신효능 100%를 재확인했다.
코미팜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베트남에서 상업화 제품이 출시됐지만 효능·효과 안전성 등에 문제가 발생돼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코미팜에서는 최초 시험단계인 4년 전부터 전혀 다른 백신주를 실험결과로 선정해 안정적 생산과정을 완성했고 베트남 상용화 제품과는 차별되는 제품을 생산해서 완전히 차별되는 안전성과 효능·효과를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코미팜은 모든 실험을 대한민국 정부의 직접 관여하에 수행한 가운데 △수학공식과 동일한 결과 산출 △동거축(Vaccinated & Naïve group) 감염 안돼 안전성 확인 △병원성 복귀 없음 확인 △구강·근육 접종에서 100% 백신 안전성과 효능 재확인 △임신돈에서 유산 없음 확인과 모체이행항체(Maternal Antibodies) 동일 확인 △백신 후 장기간 ASF 방어 항체 확인 등을 핵심 결과로 꼽았다.
문성철 코미팜 대표는 “조만간 대규모 해외 임상실험이 필리핀과 베트남에서 수행될 예정”이라며 “실험은 필리핀정부(BAI)-코미팜-노벨벳(Nobel Vet, 현지 에이전트) 3자 공식 승인된 상태이고 이달 중 최종 서류를 수령한 후에 야외확대임상용 백신반출 국내 신고 승인 절차 신청과 동시에 필리핀 출장이 진행되고 시험 개체들에 대한 사전 점검 완료후에 접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어 ”베트남의 경우 현지 ASF 야외 임상실험을 위해 국립수의과학연구소(NIVR)와 MOU가 체결된 상태”라고 말했다.
[Issue+] 코미팜, ASF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 < Issue+ < 이슈 플러스 < 기사본문 - 농수축산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