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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했다. 10월(17.4%)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카, 제네시스 등 수익성이 큰 차종 위주로 판매량이 늘어 현대차·기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 판매량이 15만4118대로 집계됐다고 4일 발표했다.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가 10% 증가한 8만411대, 기아가 20% 늘어난 7만107대를 미국 시장에서 팔았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판매량은 8003대였다. 제네시스가 미국에 진출한 2016년 이후 월간 기준 최다 판매량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 차종이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두 회사는 지난달 친환경차를 1년 사이 78% 급증한 3만5529대 팔았다. 이에 따라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23.1%로 역대 최대로 높아졌다.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86% 급증한 2만4296대로 집계됐다. 인기 차종인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카는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판매량이 늘었다. 양사의 전기차 판매 실적도 1년 전과 비교해 63% 증가했다.
현대차·기아의 효자 품목인 SUV의 순항도 이어졌다. 지난달 SUV와 카니발, 스타리아 등을 포함한 레저용차량(RV) 판매량은 11만5210대로 전체 차량 판매의 75%에 달했다. 지난달 두 회사가 미국에서 판 4대 차량 중 3대가 RV인 셈이다.
특히 지난달엔 대형 SUV인 기아 텔루라이드 판매가 크게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텔루라이드는 1년 전보다 31% 이상 늘어난 1만1568대가 팔리며 한 달에 1만 대 판매를 넘겼다. 통상 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SUV는 투싼, 스포티지 등 준중형 차종으로 인식돼 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와 SUV는 같은 플랫폼의 내연기관 세단보다 20~30%가량 비싸고, 대형일수록 마진이 커진다”며 “고가의 제네시스도 월간 기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해 매출과 이익이 크게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11월 원·달러 환율이 오른 것도 두 회사의 이익을 높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판매 비중이 큰 현대차와 기아는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이 2000억~3000억원가량 늘어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두 회사가 올해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는 3분기까지 매출 128조6075억원, 영업이익 11조4174억원을 기록했고, 기아는 80조3006억원의 매출과 9조950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현대차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2조7000억원, 15조1000억원이었으며 기아는 매출 99조8000억원, 영업이익 1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