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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분기 동안 공급 부족 전망
SK하이닉스, HBM4 선점 노려
삼성, 시장점유율 확대…경쟁 돌입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올해 6월 대만 국립 타이베이 대학교 스포츠센터에에서 열린 컴퓨텍스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GPU 블랙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
엔비디아가 또 한번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과열 논란이 불거졌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 시리즈의 연내 양산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4분기 본격 출하를 기점으로 내년에도 블랙웰을 포함한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수요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공급을 앞둔 삼성전자의 수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20일(현지시간) 3분기(8~10월) 실적을 발표하고 350억8000만 달러(49조1190억원)의 매출과 0.81달러(1134원)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의 매출 예상치 331억6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예상치 0.75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 2년여간 이어진 ‘AI 붐’ 내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AI 칩을 포함하는 데이터 센터 사업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308억 달러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의 87.7%를 차지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앞서 불거졌던 블랙웰 과열 논란에 대해 연내 양산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지난 17일 블랙웰 시스템이 서버 랙에 연결됐을 때 과열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랙웰 생산 출하가 4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에 시작될 예정이며 내년에는 더 증가할 것”이라며 “올 4분기 이후에는 호퍼 시스템과 블랙웰 시스템을 모두 출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퍼와 블랙웰 시스템 모두 일정한 공급 제약이 있고,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내년 여러 분기 동안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시리즈다. ‘GB200’은 2개의 블랙웰 GPU와 중앙처리장치(CPU)를 결합한 AI 가속기를 의미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메타와 구글은 100억 달러 어치에 해당하는 40만개의 GB200개를, 마이크로소프트는 6만5000개의 GB200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웰에는 8단 HBM3E 8개가, 고사양인 블랙웰 울트라에는 12단 HBM3E 8개가 탑재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 컴퓨팅으로의 전환이 가속하고 있다”며 “(H100과 H200 칩 등) 호퍼에 대한 수요와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블랙웰에 대한 기대는 놀랍다”고 말했다.
현재 엔비디아에 HBM3E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수혜는 내년에 더욱 커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8단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2단 제품의 양산을 세계 최초로 시작해 4분기 출하를 시작한다. 엔비디아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기존 호퍼 시리즈(H100, H200)에도 SK하이닉스의 HBM3E 제품이 탑재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여기에 16단 HBM3E까지 추가하며 공격적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앞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현재 16단 ‘HBM3E’를 개발 중이며 내년 초 고객에게 샘플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6세대 제품인 HBM4부터 16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엔비디아는 앞서 오는 2026년 블랙웰 다음의 차차기 제품으로 루빈(R100)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HBM4 8개가 탑재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올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4분기에는 40%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 8단 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을 시작한 삼성전자도 바짝 추격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3E 8단과 12단 모두 양산 판매 중”이라며 “주요 고객사(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에서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4분기 HBM3E 매출 비중은 50%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AMD 등 엔비디아 외 AI 반도체 기업에도 HBM3E를 납품하며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엔비디아의 대항마를 노리고 있는 AMD에 12단 HBM3E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2.5%, 삼성전자 42.4%, 마이크론 5.1%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HBM4 제품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되며 시장이 올해 대비 156% 증가한 467억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