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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최근 해외 자산운용사들을 상대로 진행한 서베이(설문조사)에서 다수의 해외투자자들이 원화 거래시간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만에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추진 중인 정부는 법 개정 과정에서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하는 등의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24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최근 50여개 해외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원화 거래에 있어 불편한 점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은 답변이 나왔다.
이번 서베이는 정부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내년 1월말 검토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 계획을 공식화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특수성으로 24시간 개방이 제한된 것을 비롯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방안을 1월말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MSCI 지수는 미국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발표하는 주가지수다. MSCI는 세계 각국을 선진시장(DM), 신흥시장(EM), 프런티어시장(FM)으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2년 신흥국 지수에 포함된 이후 아직까지 선진국 지수로 승격되지 못하고 있다. MSCI 지수는 현재 미국계 펀드의 95% 정도가 해당 지수를 기준으로 삼아 투자금을 운용할 정도로 영향력이 높은데, 우리나라가 선진국 지수로 승격할 경우 해외 자금 유입이 5~6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선진국 지수 편입을 가로막은 문제 가운데 하나가 외환시장의 개방성이었다. 원화 현물환 거래시간이 서울 외환시장이 열리는 오전 9시~오후 3시 30분으로 한정돼 있다보니 시간대가 다른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한국 주식시장 투자와 자금 회수에 불편함이 클 수밖에 없다. 2017년 한국을 방문한 헨리 페르난데즈 MSCI 회장이 한국의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역외 원화거래'를 언급한 건 이런 맥락에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역외 시장 개방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개선 정도에 따라 외국환거래법 등을 개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외국환거래법령 개편방안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당국은 1998년에 제정된 외국환거래법 전면개정을 검토하면서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제도개선 논의도 병행하고 있다.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문제를 놓고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해외의 막대한 투자자금이 우리나라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지만, 다른 한편으로 원화나 국내 주식 등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외환거래가 늘면 장기적으로 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거래시간을 늘리면) 역외 선물환시장(NDF)의 거래가 외환시장으로 흡수되고, 대형 투자금이 장기간 유지될 수 있어 시장 변동성이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NDF는 선물환거래의 일종으로, 통화를 주고받는 대신 환율 차익을 정산하는 거래다.
현재 MSCI 선진국 시장에 편입된 국가는 미국, 독일, 이탈리아, 영국,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 23개국이다. 신흥국 지수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러시아, 중국, 대만, 인도 등 27개국이 있다.
일각에선 신흥국 지수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IT(정보기술) 분야 등에서 업종 다양성을 확보해주는 한국이 신흥국 지수에서 빠져 나갈 경우 지수의 상품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MSCI가 우리나라의 선진국 지수 편입을 마뜩잖아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