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8월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 육군 제82 공수사단의 크리스 도나휴 사단장(소장)이 아프간 미군 가운데 마지막으로 C-17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야간 특수투시경이 그의 마지막 아프간 탈출 모습을 포착했다. 로이터뉴스1 |
[파이낸셜뉴스] 20년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마지막 미군 수송기에 가장 나중에 굳은 표정으로 탑승한 군인은 사병이 아닌 장성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마지막 공군 수송기에 탑승하는 중무장한 군인이 야간 투시경에 잡히면서 그의 존재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미 국방부는 30일(현지시간) 아프간 카불 국제공항 철군 때 가장 나중에 수송기에 몸을 실은 미군이 크리스토퍼 도나휴 미국 육군 82공수사단장이라고 밝혔다. 30년간 야전을 누빈 도나휴 소장은 아프가니스탄뿐만 아니라 시리아, 이라크, 북아프리카, 동유럽에서 17차례에 걸쳐 작전한 백전노장이다.
그가 장총을 들고서 무표정하게 C-17 수송기에 오르는 야간 투시경 사진은 아프간 20년 전쟁사의 마지막 장면으로 기록됐다.
이슬람 극우단체 IS-호라산이 철군하는 미군에 대한 테러위험이 큰 상황이었고 미군 철군 직후 탈레반이 카불공항을 진입해 장악했을 만큼 당시 상황은 급박했다. 이에따라 마지막 철군 미군은 자신의 생명과 함께 이륙 항공기의 안전 등을 책임져야 했다.
미군은 테러 위협 때문에 자체 설정한 시한 8월 31일보다 하루 빠른 심야에 황급하게 아프간을 탈출했다. 아프간 시각으로는 자정을 1분 앞 둔 한밤중이였다.
미 육군 82공수사단은 트위터를 통해 "여러 어려움이 가득해 믿지 못할 정도로 거칠고 압박이 심한 임무였다"고 전했다.
도나휴 소장은 1992년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보병 소위로 임관한 뒤 야전을 평생 누볐다.
또한 그는 미국 합참의장 특별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도나휴 소장은 미국의 글로벌 대테러 작전의 일부로 아프간에서 진행된 '자유 센티넬 작전'(OFS)을 지원하는 특수작전합동 태스크포스의 지휘관도 역임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미군의 완전 철수와 함께 20년간 지속된 전쟁이 종료됐다고 선언했다.
AP,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도 이날 하루 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아프간 카불공항에서 군수송기 26대를 동원해 1200명을 탈출시키면서 작전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말 이후 약 12만2300명이 아프간을 탈출했다.
지난 2001년 9·11테러 주범인 알카에다와 당시 알카에다를 이끌던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기 위해 시작한 아프간 전쟁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영원한 전쟁'을 끝내겠다며 4월 철수를 선언하면서 20년간의 전쟁이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