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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베테랑, 20년만에 쇼트리포트 포기
'게임스탑 공매도전쟁'서 큰 손실
'파산 공지설' 있었지만 사실무근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인 시트론리서치가 20년만에 사업방향을 정반대로 바꾼다. 공매도 대신 롱(매수)포지션 추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시트론리서치는 최근 게임스탑 주식을 놓고 개인 투자자들과 '공매도 전쟁'을 벌였다가 패해 엄청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앤드류 레프트 시트론리서치 대표는 이날 유튜브를 통해 "시트론리서치는 앞으로 쇼트(매도) 리포트를 아예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트론리서치가 쇼트 리포트를 낸지 20년만이다.
시트론리서치는 앞서 "29일 오전9시(현지시간) 모든 투자자들이 봐야할 주요 공지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시트론리서치가 최근 게임스탑 공매도 실패로 엄청난 손실을 입고 파산을 했다고 발표할 것이라는 가짜뉴스가 돌았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레프트 대표는 "시트론리서치는 당초 기업이나 기성 기관투자의 부실 등을 들춰내기 위해 일했고 성공했지만, 이젠 시트론리서치 자체가 기성 조직이 됐음을 인정한다"며 "오늘부로 시트론리서치는 매수하기 좋은 주식을 찾아 추천하는 식으로 영업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레프트 대표는 공매도 전문 투자가로 '월가의 현상금 사냥꾼'이라는 별명이 붙은 인물이다. 그간 주로 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가치평가가 실제 펀더멘털보다 지나치게 높거나 사업 방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 기업을 지목하고, 공개적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냈다. 시트론리서치가 지목한 공매도 투자 대상 50곳 중 21곳은 회계부정·사기 등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를 받았다
.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게임스톱' 매집에 나서며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개장하자마자 큰 폭으로 올랐다. 로빈후드 등 주요 증권사가 변동성이 큰 종목들에 대해 매수 제한에 나서며 28일 대폭락했던 주가가 재반등한 것이다.
주가가 다시 반등한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로빈후드가 다시 제한적으로 거래를 허용해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와 전면전을 벌여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은 시트론 리서치는 사실상 '공매도 포기'를 선언했다. 공매도로 시장을 크게 움직였던 헤지펀드가 개인투자자에 투항한 첫 사례로 해석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톱은 개장 직후 96% 이상 오른 38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1분도 되지 않아 400달러를 돌파했다. 개장 직전 시간외 거래에서 게임스톱은 95% 이상 급등했다.
AMC엔터테인먼트는 약 70% 오른 14.67달러에 거래를 시작했고, 장 초반에 계속 오르고 있다.
앤드루 레프트 시트론리서치 대표는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 약 30분 전에 트위터에 동영상을 띄우고 더 이상 공매도 보고서(short reports)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레프트 대표는 "20년간 내왔던 매도 보고서를 더 이상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상승 여력이 큰 주식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공매도로 시장을 주도해왔던 대표적인 헤지펀드가 이번 사태로 완전히 방향을 바꾼 것이다.
그는 S&P 500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실적이 부진한 회사를 공개적으로 지목하고 공매도를 쳐서 큰 수익을 내왔다. 게임스톱에 대해서도 공매도 전략을 구사하다가, 개인투자자들의 집단 반발에 부딪혀 투자금을 100% 날렸다.
공매도 헤지펀드의 대표주자로 거론되는 시트론리서치가 이렇게 사실상 백기투항하자 개인투자자들의 반격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모두 하락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직후 다우지수는 1% 이상 하락하고 있고, S&P 500 지수, 나스닥지수 역시 각각 0.9%, 0.6% 씩 하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