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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 바겐 스토리
하얀카라
2004/03/01 17:39 (210.124.***.214)
댓글 0개 조회 107 추천 3 반대 0
.. "전진을 원하면 아낌없이 투자하라" 폴크스 바겐 스토리/ 페르디난트 피에히 지음/ 김태영 옮김/ 생각의 나무 대학생이 된 두 친구가 오랜만에 놀이공원을 찾아갔다. 얼마 전 새로 들여놓은 탑승기구가 예사롭지 않게 보였나 보다. 둘은 약속이나 한 듯이 주머니에서 계산기를 꺼내고는 몇 번을 두드리더니 감탄을 금치 않았다. 그들은 무엇을 한 것일까. 경영학 전공인 한 친구는 탑승요금, 운행 소요시간, 탑승가능한 좌석수를 곱하면서 하루 매출액이 어마어마함에 놀랐다. 공대생인 다른 친구는 탑승기구의 회전각도, 속도 등을 다른 것과 비교해 보면서, 공학적으로 이러한 놀이기구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혀를 내둘렀다. 동일한 상황에 대해서도 이렇듯 보는 각도가 다르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가에 따라 악평과 호평이 교차하기 마련이다. 페르디난트 피에히 자서전.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면 그는 분명 자동차를 무척 사랑하거나, 유럽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은 독자가 있다면 분명 세상을 넓게 보는 사람이리라. 피에히는 포르쉐를 만든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외손자이면서 비틀로 유명한 폴크스바겐 자동차 회사의 회장이다. 이 책은 외할아버지 연구소 주변에서 자동차 부품을 가지고 놀던 그의 어린 시절 기억부터 폴크스바겐 회장직을 물러난 최근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런 가족 관계 덕분에 이 책은 개인의 자서전인 동시에 유럽 자동차 명가(名家)의 성장사이기도 하다. 이 책은 크게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외가와 친가를 중심으로 한 그의 성장배경, 2부는 사회생활 초년병 시절부터 폴크스바겐 회장직에 오르기 직전까지, 3부는 그 이후를 기술하고 있다. 피에히는 거침없는 사람이었다. 다임러 벤츠에서 근무했던 젊은 시절, 그는 보다 공격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원했다. ▲ 2001년 프랑스에서 열린‘르망 24시간 그랑프리’자동차경주 대회에 참석한 피에히 회장이 출발 신호를 하기 위해 깃발을 들고 있다. 비용절감에 치중했던 윗사람에게 “그렇다면 저는 적임자가 아닙니다. 기술이 진보하기를 바라면서 투자하지 않고서는 좋은 자동차를 만들 수 없습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엔지니어들은 다임러 벤츠에도 충분히 있습니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올 정도였다. 그의 독특한 성격과는 무관하게, 그가 대단한 경영자라는 점은 분명 인정해야만 한다. 80년대 초중반, 그는 ‘100% 아연 도금’을 주장했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기획담당이사의 만류도 뿌리친 채,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겼다. 1대당 100마르크 정도 비용이 증가하였지만, 브랜드 이미지의 가치 상승이 500마르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됨으로써 그의 투자가 결코 무모하지 않았음을 증명하였다. 그가 폴크스바겐 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할 무렵 이 회사의 협력 업체들은 사내 승마 경기를 후원하기도 했다. 그 비용이 납품원가에 반영될 게 뻔했다. 그는 기존의 협력 업체를 포함, 가장 효율적인 비용을 제시하는 업체를 선정했다. 지금은 당연한 이 일도, 그 당시에는 업계의 관행을 깨는 대단한 조치였던 모양이다. 여러 면에서는 그는 독창적이고 신선했으며, 이를 현실로 옮겼다. 흩어져있던 구슬이 꿰어지듯, 부분적으로 알고 있던 데이터가 지식으로 가공되는 느낌도 받는다. 핵심역량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약방의 감초처럼 혼다 자동차가 등장한다. 혼다의 주요 생산품목은 자동차, 발전기, 정원용 트랙터, 모터 등이다. 다양해 보이지만, 실은 ‘탁월한 엔진제조 능력’에 기반한 상품들이다. 제2차 세계 대전 후 과잉 생산된 모터를 자전거에 부착하는 사업으로 출발하여 엔진 제조분야에 특화한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느 만큼 그 역량이 탁월했을까? 피에히 회장은 1966년 혼다의 소형 스포츠카를 분해해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눈에도 쉽게 띄지 않을 길이 3.5m의 소형차. 그런데 이 차 엔진의 1리터당 마력이 무려 85에 달했던 것이다. 당시 리터당 65마력의 포르쉐는 구닥다리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자동차에 관한 한 아쉬울 게 없었던 피에히 회장의 넋을 빼어 놓을 정도의 엔진 제조 능력. 그것이 바로 혼다의 힘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도 즐겁다. 그렇지만 이처럼 재미없는(?) 내용만 담겨져 있는 것도 아니다. 피에히 회장은 여성 편력으로도 유명하다. 첫 부인과 다섯 자녀, 첫 동거녀와 두 자녀, 다른 여성들과 또 다른 두 자녀, 그리고 두 번째 부인(첫딸과 나이가 비슷한)과의 열애와 또 다른 세 자녀…. 동양적인 정서로서는 감추고 싶어 할 이야기들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꺼낼 수 있는 그들의 정서가 흥미롭다. 지금까지 읽어본 CEO 자서전의 대부분이 사실 나열 위주였다면, 이 책은 피에히의 감정이 구석구석에 서려 있다. 문득 정말 본인이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신현암·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하얀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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